이번 소아과학회에서 발행하는 잡지에서 흥미로운 증례발표가 하나 있었다. 4개월아이가 미음만 먹다가 콰시오커(Kwashiorkor)병에 걸려 사망한 아이다. 콰시오커 병은 아프리카 가나에서 유래한 병 이름으로 '둘째아이가 태어난 후 모유를 동생에게 빼앗긴 큰 아이가 곡류만 먹고 적절한 단백질을 공급받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다.(출처 Korean J Pediatr 2008;51:329. 미음 수유만으로 발생한 치명적인 Kwashiorkor 1례)

콰시오커에 걸린 아이의 모습은 매우 참혹하다. 아마도 북한 어린이들이 이러한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많은데 키는 자라지 않고 머리커지고 배가 퉁퉁하게 나오고 팔 다리는 빼짝 마른 모습이다. (아이들 모습 1) (아이들 모습 2) 이러한 사진은 대부분 아프리카 아이들을 연상시키곤 한다.

흥미롭게도 알레르기 집담회에 가면 이러한 아이들을 치료 하였다는 의사들을 가끔 보게된다. 예전에 나는 선식만 먹다가 구루병에 걸린 아이들을 보고한 적이 있는데 (출처 : J Korean Pediatr Soc 2003;46:1143. 7개월간 선식만 먹인 영아에서 발생한 구루병 1례) (아토피 피부염 예방을 위한 선식치료) (선식만 먹고 성장하는 아이들 1) (선식만 먹고 성장하는 아이들 2) 이러한 구루병보다 더한 콰시오커를 치료해본 경험이 는다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먹을 것이 없어서 단백질을 안 먹인 것이 아니라, 단지 단백질이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키기에 미음만 먹였다는 것은 이 아이를 살인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누구는 사람을 고의로 죽이고, 누구는 사람을 실수로 죽이는데, 부모의 무지와 단편적인 지식이 아이를 죽인 것이다.

왜 이런 문제가 자꾸만 발생할까 ?

중등도 또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30-40% 정도가 식품과 관련이 있다. 관련이 있더라도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식품을 제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라고 나는 앞서 설명한 적이 있다.(참고자료 : 아토피피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먹는 것을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가 ?) 아토피피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모유를 먹이면 되고 모유를 먹이지 못하면 가수분해 분유를 먹일 것을 권고하였다.

아토피 가족력이 없다면 모유를 먹이나 분유를 먹이나 아토피피부염 발생은 매일반이라고 설명하였다. 가수분해 분유를 먹이든, 염소 분유를 먹이든, 양젖을 먹이든, 소분유 또는 콩 분유를 먹이든, 건강에 좋다는 모유를 먹이든 아토피 피부염 발생은 똑같다. 이러한 것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알려지고 있는데 왜 애궃은 분유 타령하면서 미음으로 무지한 선택을 하는지 모르겠다.

식품과 아토피피부염과 관련이 있지만 이토록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식품이 아토피피부염을 무지막지하게 휘두를 정도는 아니다. 대개 나이가 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져 버린다.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