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아이들은 잠을 자기 힘들다. 간지러워서 긇다보면 잠이 깨고 한참 긁고 졸음이 다시 몰려오면 잠들게 된다. 잠을 못자게 되면 아이는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이러한 스트레스는 아토피피부염의 중요한 악화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악순환에 아이가 빠지게되면 치료가 어렵게 된다. 아이 피부는 점차 긁어 두꺼워지고 두꺼워지어 약물이 흡수되지 않아 피부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고 반응하지 않으니 치료를 포기하고 다른 세상이 있나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아이를 편하게 재우는 것은 아토피피부염의 치료 핵심이다.

이번 한 논문에서 아토피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잠을 못자면 어떻게 치료 약물을 선택해야 하는가에대해 정리하여 이를 이곳에 옮기고자 한다. (출처 : J Allergy Clin Immunol 2006;118:198. Management of sleep disturance associated with atopic dermatitis)

1) 항히스타민제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가 간지러운 것이 한 종류의 화학물질 때문이라고 한다면 그 물질 작용을 억제시켜 놓으면 치료효과가 높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20여 종류 이상의 화학물질이 피부에 분비되어 간지러움을 유발시킨다. 의사들이 이러한 아이들을 위해 가장 먼저 선택하는 약제는 항 히스타민이다. 항 히스타민의 항염증 작용을 위해 아토피피부염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항 히스타민의 부작용인 수면효과를 노리고 아토피피부염에서 항 히스타민 약제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아토피피부염에서 제 2세대 항히스타민은 효과가 없다.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Mequitazine (Primalan^TM)이다. 다른 1세대 항히스타민인인 Hydroxyzine (Ucerax^TM) 또한 많이 사용되나 Diphenhydramine 은 국내 사용이 제한받고 있다. 보통 이러한 약제를 주려고 하면 보호자들은 스테로이드 아닌가 하여 "Steroid-phobia" 증세를 보이곤 한다.

이 약제의 문제는 치료 초기에는 효과가 있지만 이후 내성이 생겨 1주나 4일 후부터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하루 한번만 주거나 다른 항히스타민으로 바꿀 수 있지만 이에대한 내성 여부는 연구된바가 없다. 바르는 항히스타민제는 과민반응을 유발할 수 있기에 추천되지 않는다.

2) Doxepin

Tricyclic  항우울제 치료제로 사용되는 Doxepin은 항 히스타민 수용체의 강력한 길항제로서 우울제 치료 용량보다 적은 용량으로 수면효과를 볼 수 있다. 소아에서는 10 mg으로 투약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시네칸(Sinequan, 한국 화이자)이라는 약물로 시판되다가 팔리지 않아 현재는 사용할 수 없다.이 또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3) 벤조다이아제핀 (Benzodiazepine)

벤조다이아제핀은 수면제로 많이 처방되는 약물이다. 이러한 약제로는 Diazepam (Valium^TM), Lorazepam (Ativan^TM), Alprazolam (Xanax^TM) 등이 있다. 성인이 잠을 못든다고 하여 정신과에서 처방을 받게 되면 이러한 종류의 약물을 받게 된다.

이러한 약제는 잠을 들지 못하거나 잠이 든 후에도 쉽게 깨는 환자들의 수면제로 처방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약물 기전을 활용하여 아토피피부염에도 활용되게 되었다.

이 약물은 잠자리에 든 후 잠들기 까지의 시간을 줄여주고(sleep latency) 전체 수면시간을 늘려주는 치료제이다. 그러나 수면구조를 변화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불안을 완화시킬 목적이 있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사용가능하나 근육 이완과 기억력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이 약물 또한 내성이 생길 수 있으며 끊었을 때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나고 중독 가능성이 있다. 성인 연구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다.

현재 non benzodiazepine 약물인 eszopiclone, zolpidem (Stilnox^TM, Sanofi-aventis) 이 sleep latency 줄여주며 깨는 시간을 줄여주고 수변구조 변화없고 리바운드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는 16세 이하에서 금기약물로 등록되어 있다.

4) Chloral hydrate

이 약제는 소아 환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면제이다. gamma-amino-butyric acid 수용체에 작용하는 Chloral hydrate(포글랄, 한림제약)는 소아에서 허가를 받았지만 좁은 치료 농도로 인해서 외래에서 치료 전에 한번 정도는 병원 입원하여 호흡 부전 또는 심혈관 장애 정도를 파악한 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고용량으로 사용하면 그러한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약제는 전공의 때 사용해 본 경험이 많아서 아토피피부염으로 고생이 심한 아이를 몇 번 사용해 보았다. 입원시키지는 않고 외래에서 사용하였는데 보호자들이 만족한 모습을 보면서 더 사용량을 늘리려고 생각하고 있다. 보통 1 cc에 100 mg이고 소아 일회 용량이 체중 당 50 mg 이므로 10 kg에 5 cc 정도 먹이면 된다. 호흡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천식이 동반된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는 사용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5) 멜라토닌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Pineal gland)에서 생성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체내 밤과 낮의 변화를 감지하여 생체리듬에 관여한다. 이 약제가 수면을 유도하지에 대해서 의론의 여지가 있었다. 두개의 메타분석에 의하면 멜라토닌은 수면 시작, 기간, 효율에서 의미있는 효과가 있었고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멜라토닌은 면역 기능을 유발할 수 있기에 면역학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에서 사용에 주의를 주었다. 국내에서는 아직 수입되어 판매하는 약품은 없다.

6) Clonidine

Clonidine(카타푸레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고혈압 약물로 소아에서 사용 가능하며 뇌수의 알파2 아드레수용체 의 자극하여 효과를 본다. 또한 clonidine은 수면 latency를 줄여준다. 그러나 혈압을 약물 복용시에 측정해야 하고 갑자기 끊을 때는 고혈압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저자는 이러한 약제를 소개한 후 이러한 약제를 2-7일 정도 짧은 기간 사용해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약물용량은 첫 용량 투여 후 수면 효과가 낮으면 용량을 올리고 낮에도 잠자면 용량을 줄이면서 해결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약제를 사용하다가 효과가 없거나 수면 구조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여겨지면 Chloral hydrate 나 non benzodiazepine 약물을 투여 해 보도록  권고하고 있다. 약물 투여 목적은 8시간 잠을 긇지 않고 깨지 않으면서 재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은 그리 쉽게 도달할 수 없다고 기술하고 있다.

성인에서는 zolpidem과 같은 약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알고리즘 중에 국내에서 선택할 수 없는 멜라토닌과 non benzodiazepine 약물, Doxepin은 빼야 하므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더 제한을 받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글을 일고 나는 이렇게 정리해 보았다.

먼저 항히스타민을 쓰고 조절이 안되면 용량 변화시켜보고 다른 항히스타민 추가나 바꿔보고 안되면 벤조다이아제핀 며칠 써보고 좀더 확실히 하기 위해 Chloral hydrate 써 본다.

그러다 보면 아이가 좀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