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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소아청소년들이 아나필락시스로 응급실에 내원하였을 때의 원인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 Korean J Pediatr 2008;51:351. 소아청소년에서 아나필락시스의 역학
 
땅콩과 복어

입력일:2008-10-04 / 조회수:4542 / 추천수:199 / 작성자:한만용

세 번째 글이다. 내용 중 그래도 가장 떨어진다고 생각한 글이 일간지에 실리었다. 내용이 바뀐 것은 아래에  실었다. 나는 내가 쓴 것이 더 마음에 드는데 다른 분들의 의견은 어떤지 모르겠다.

땅콩과 복어

    어떤 음식을 먹고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숨쉬기 힘들다고 응급실에 내원하는 경우 의사들의 신경은 곤두서게 된다. 몸이 울긋불긋해지고 피부가 도드러지는 두드러기라면 항히스타민제를 먹이며 조금 기다려보자고 하겠지만, 붓기가 심하여 기도가 막힌 증세를 보이거나 기력이 떨어진 모습으로 창백하게 응급실에 실려 들어 온다면 의사는 급하게 환자를 위해서 무언가 해주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증상으로 음식을 먹고 매년 200여명이 사망하게 되는데, 어떤 음식을 먹고 응급실에 왔는지 찾아내는 작업은 그리 간단치 않다. 대부분 이러한 알레르기 반응은 땅콩, 계란, 우유나 메밀과 같은 것에 의하기에 의심되는 식품에 대한 혈액 검사로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알레르기 반응은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의사들은 의심을 하고 진단하려고 하겠지만, 알레르기 반응이 음식 독에 의한 증상과 비슷하기에 그 원인을 찾는데 그리 만만치 않은 경우가 많다. 음식에는 오래 놓아서 상한 세균 독이 있을 수 있고, 같은 도마에서 땅콩을 요리하고 나온 야채에 땅콩 알레르기 환자에게 치명적인 것이 묻어있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음식에 아무것도 없지만 공황장애로 비슷한 증세를 가지고 응급실에 달려올 수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달려오는 응급실에서 이 환자가 무엇 때문에 이리도 숨쉬기 힘들어 하는지 한눈에 진단하기에는 중국의 화타라도 고민될 것이다.

    복어 독에 중독된 사람은 땅콩을 먹고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 환자처럼 숨차하고 창백하게 응급실에 들어온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는 기전은 사뭇 다르다. 땅콩에 의한 알레르기는 다른 사람보다 땅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물질을 체내에 가지고 있어 나타나지만, 복어 독은 말 그대로 독이기에 누구나 먹으면 팽팽하게 온 몸에 뻗어있는 신경 줄을 끊어놓는다.

    신경 줄이 끊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은 땅콩 알레르기 반응처럼 과격하고 치명적이다. 먹은 지 5분이 되면 구역질을 하고 입 주위 감각이 이상하다고 호소한다. 10분이 지나면 잘 나오던 말도 어눌해지고 얼굴 주위 감각도 떨어진다. 이때 복어 독을 먹은 사람은 죽을 것 같다는 불안감과 공포감에 떨게 된다. 15분이 지나면서 온몸에 마비가 생긴다. 팔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고 호흡근의 마비로 숨도 쉬지 못한다. 말을 못하고 눈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그리고 죽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너무도 급작스럽기에,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음식 한번 잘 먹고 나서 한숨 늘어지게 자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복어 독에 중독되어 이렇게 잠들 듯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숨을 쉬도록 만들어 놓아야 한다. 정신이 깨어나도록 그 사람의 어깨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 강제로 숨을 쉬게 만드는 것이다. 한번 손상받은 신경이 회복하는데에는 하루나 이틀정도면 충분하다. 이틀동안 호흡 근육이 마비되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의 폐에 강제로 산소만 불어넣어주면 감쪽같이 복어독은 체내에서 사라지고 살아난다.

    이러한 독이 왜 사람 신경 줄을 끊어 놓는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다른 곳의 쓰임새에 대한 연구가 늘고 있다. 마치 근육마비를 일으키는 보툴리즘 독소를 이용하여 '보톡스'가 개발되고 보톡스 미인을 만드는 것과 같다. 복어 독은 신경 마비 작용이 강력한데, 통증이라는 감각 또한 신경을 통해서 전달되기에 이러한 통증을 복어 독으로 끊어 버리겠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신경 줄이 끊겨 죽음에 이르는 것과 신경 줄을 끊어 통증을 줄이겠다는 것의 기전은 동일하지만 쓰임새가 사뭇 다르다. 연구도 많이 진행되어 의사들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기 전 단계까지 와있다.

    무릇, 환자 치료란 진단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 맥을 정확히 짚어내는 기초의학이 치료 약제의 쓰임새를 풍부하게 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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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일간지에 실린 글이다. 편집실에서 독자의 눈에 맞게 수정하여 기사화 되었다.

땅콩과 복어

    의사들은 '음식을 먹고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힘들다'며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을 접할 때 신경을 곤두세운다.

    피부가 울긋불긋하고, 도드라지는 두드러기라면 항히스타민제를 먹이고 조금 기다려 보자고 한다. 하지만 부기가 심해 기도가 막힌 증세를 보이거나 기력이 떨어져 창백한 상태로 실려 들어오면 환자를 위해 서둘러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국에선 음식을 먹고 이런 증상으로 매년 200여 명이 사망한다. 그러나 원인을 찾아내는 작업은 그리 간단치 않다. 알레르기 반응은 땅콩·계란·우유·메밀 같은 항원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혈액을 통해 식품에서 원인을 찾는 검사를 한다.

    알레르기 반응은 또 음식의 독에 의한 증상과도 비슷하다. 따라서 음식을 오래 방치해 생긴 세균의 독이 원인인지, 땅콩을 요리한 도마에서 옮겨온 땅콩 알레르기가 원인인지 구별해야 한다.

    또 다른 특별한 상황도 있다. 복어 독에 중독된 사람은 땅콩을 먹고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 환자처럼 창백하고, 숨차한다. 증상은 유사하지만 원인은 사뭇 다르다. 땅콩에 의한 알레르기는 땅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항체를 몸안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이다. 반면 복어 독은 말 그대로 독이다. 독은 온몸에 뻗어있는 신경줄을 끊어놓는다.

    신경줄이 끊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은 땅콩 알레르기 반응처럼 과격하고 치명적이다. 먹은 지 5분이면 구역질을 하고, 입 주위 감각이 이상하다고 호소한다. 10분이 지나면 말도 어눌해지고, 얼굴 주위 감각이 떨어진다. 이때 환자는 죽을 것 같다는 불안감과 공포감에 떨게 된다. 15분이 지나면서 온몸에 마비가 생긴다. 팔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고, 호흡근의 마비로 숨을 쉬지 못한다. 눈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채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사망한다.

    복어 독에 중독된 사람을 살리기 위해선 어떤 수를 써서라도 숨을 쉬게 해야 한다. 정신을 차리도록 어깨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 강제로 숨을 쉬게 만들어야 한다. 한번 손상받은 신경이 회복되는 데는 하루나 이틀 정도면 충분하다. 이틀 동안 호흡 근육이 마비돼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의 폐에 강제로 산소를 불어넣어주면 복어 독은 사라지면서 멀쩡하게 살아남는다.

    요즘 이러한 독이 왜 사람 신경줄을 끊어 놓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마치 근육마비를 일으키는 보툴리늄 독소를 이용해 보톡스가 개발된 것처럼 이 연구가 결실을 보면 통증치료제의 개발도 가능할 것이다. 신경줄이 끊겨 죽음에 이르는 것과 신경줄을 끊어 통증을 줄이겠다는 것은 같은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것이지만 쓰임새는 다르다. 현재 연구도 많이 진행돼 의사들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기 전단계까지 와 있다.

 

 
100자평 쓰기  이름: 입력일:202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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